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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18

차를 마시고 마음은 내리고-한국학 연구소 박현 소장 배우기를 좋아하노니 어질기만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어리석음이다. 지혜로움만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함부로 판단하는 것이다. 믿음만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남에게 해를 끼치는 것이다. 곧음만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성급해지는 것이다. 용감하기를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함부로 굴게되는 것이다. 의지 굳은것만 좋아하고 배우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그 폐단은 경솔하게 되는 것이다. 울산 사람이 가져다준 책을 읽다가 한구절 옮겨본다. 피를 고치고 마음을 밝히는 차. 차를 마시는 뿌리는 몸뚱이가 지어낸 어둠에 묻힌 고달픈 마음을 밝혀 부질없는 갇힘과 고통으로부터 자유를 얻자는데 있지 않겠는가? 쓰임새야 이리저리.. 2011. 6. 9.
내가 사랑한 사람 내가 사랑한 세상-곽재구 어제밤에만 해도 고개를 푹 수그리고 고꾸라져 있던 며친전에 심은 고추가 촉촉히 내리는 고마운 비님 덕분에 허리를 곧추세워 기운을 내는 아침이다. 모든 소리 나는 기계들을 꺼두고 소장한 이미 다 읽어 버렸다고 던진 책들을 끄집어 내어 다시 읽기를 한다. 주옥같은 활자들이 나를 반긴다. 1993년 발행이라니 벌써? 책을 끼고 있던게 엊그제 같구만... '예술적인 것'으로의 자유로운 여행 요즘 사람들은 자신들의내면에 쌓인 역마에 대한 욕망을 여행이란 말로 대체한다. 인간이 역마를 꿈꾸는 것은 아름다운 세상에 대한 근원적인 향수를 인간 모두가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시끌벅적한 답사나 견학보다 마음의 여행, 정신의 여행을 원하는 친구들에게 이 책이 읽혔으면 싶다고 작가는 서문에 적고 있다. 바다에 어둠이 깔리고 .. 2011. 4. 22.
데이지의 인생 한 밤에 잠에서 깨어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보는게 좋다. 봄 기운이 만연할때 불현듯 엉뚱한 계획 하나를 세워 보면 어떨까? 이를테면 자전거를 타고 경주까지 달려가서 선재 미술관 앞뜰에서 조각품을 끌어 안고 사진을 찍고 놀기. 아니면 배낭 하나를 메고 무작정 걸어서 동해 바다의 코스트 라인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기. 가다가 보면 포항 시장까지 이르러 포항 시장 물회를 한 사발 먹을 수 있을지도 몰라. 봄에 어울리는 책. 책이 무슨 봄? 책에는 감정이 있다. 이쁜 책을 보면 마음이 예뻐지고, 무서운 책을 보면 사람이 무서워지고, 안 좋은 책을 보면 눈을 씻고 싶지만 눈을 씻어낼 수도 없고 마음만 괴로워진다. 그래서 마음이 황폐해지면 내가 소장하고 있는 이쁜 책 들을 끄집어 내어 그 구절들 속에 들어갔다가 나오.. 2011. 4. 7.
황석영-바리데기 인간의 고통은 어디까지인가? 일곱째 딸로 세상으로 밀려 나와 탯줄이 잘리자 말자 엄마의 손에 의해 뒷 산 풀숲에 버려진 채. 흰둥이의 보살핌으로 쌔근쌔근 잠자던 아기를 찾아낸 할머니.. 이로 부터 바리의 고통으로 점철된 인간 역정이 시작된다. 탈북소녀 '바리'의 여정은, 동아시아와 대양을 넘어 서구 런던에까지 들어가 한반도와 전 세계에 닥쳐 있는 절망과 폭력, 전쟁과 테러를 다 겪게 되는데... 90년대 중반 동구 붕괴이후 십여년 이상의 오랜 기근 속에서 300만명이 굶주림과 영양 실조로 죽어갔던 '고난의 행군' 시기를 주인공 바리를 통하여 리얼하게 그려낸 배경.. 그 모든 고통...그래도 살아낸 주인공은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거칠고 메마른 필치는 내 온 가슴을 밑바닥까지 훓어 내려 한 방울 물기마저.. 2011.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