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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해도요-김해웅 소수자들, 다수로부터 비 정상인으로 비추어질 소소수자들에 대하여... 도예가 현해도요 김 해웅 선생을 찾아서.. 조그만 오두막 뒷켠, 소담한 전통 가마가 굴곡져 자리 잡은 곳 십 수년전 내가 보았던 그 자리는 어쩌면 변함없이 그대로 라는 것마저도 무척 반가운 그 요새. 이른 아침 기장 향교를 돌아들어, 아직 아침의 정기가 그대로 서려 있는듯한 상큼한 언덕. 긴 긴 세월 흙과의 싸움에, 또한 긴 세월의 불과의 유희에 그 질곡의 삶을 대변 하듯, 작가의 얼굴에 자리 잡은 굵은 주름살 마저도 정겨운 아침이다. 작업실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마치 여성의 초경의 색과 같다는 붉은 도기가 눈이 부시게 나를 반겨 주는 듯 하다. 전통가마만이 진사의 색을 낼 수 있다는 작가는 이미 30년 전에 거칠고 투박한 쑥색 분청 .. 2011. 1. 19.
당신에게, 러브레터 아버지는 시골 농부였다. 아침일찍 일어난 그는, 때때로 잠에서 덜깬 나를 자전거 뒷자리에 태우고 밭으로 나가곤 했다. 늦여름 혹은 이른 가을 아침에 그의 등에 기대어 집에서 밭으로 가던 길은, 따뜻한 햇살과 그의 몸에서 배어 나오던 온기, 살짝 차가운 공기 가끔 발에 닿는 풀의 물기등으로 서늘 하면서도 따뜻했고, 따뜻하면서도 약간은 차가웠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우리를 따르던 개 치타가 짖는 소리도 들려왔다. 그때 내 등을 비추던 아침 태양빛의 나른함과 나를 찌르듯 뾰족한 빛의 느낌이 페르 메이르의 저 그림에서 다시 한번 느껴진다. 관광 홍보학과를 졸업하고 파리 제8 대학에서는 사진학과, 조형예술 학부 현대무용 석사, 비디오 아트로 박사 과정 준비를 마치고 지금은 서울에서 박사 논문을 쓰고있다는 작가.. 2011. 1. 5.
말러 symphony no.2 다 단조 '부활' 2010 부산 시립 교향 악단의 송년 음악회. 망설이다가 오랜만에 달려간 공연장. 구스타프 말러Gustav Mahler(1860-1911) 모두 다섯 악장으로 이루어진 코러스와 소프라노, 메조 소프라노가 함께 연주하는 전곡은,그 어느 작곡가의 음악도 말러의 음악만큼 강한 독주를 청중하게 제공한 적은 없었다 라고 말할 만큼 내게 가슴 뛰는 감동 이었다. 교향곡 1번의 초연 실패하고 제 2번의 4악장 까지의 초고를 완성 했을때 '한스 폰 빌로'(1830-1894)의 죽음, 그리고 그의 장례식에서 클롭 스톡의 합창이 오르간과 함께 울려 퍼졌을때 번개를 맞은것 처럼 모든것이 확실해 졌으며 모든 창작 예술가가 애타게 기다리는 순간이었다고 말러는 말한다. 독일 고전주의 문학의 창시자 '클롭 스톡'의 시 '부활'을 .. 2010. 12. 17.
무형은 유형보다 복잡하다. 매끄러운 작품은 짓기는 쉬워도 속이 공허하다. 그런 의미없는 공허함에 젖어 버린 다음에는 오랫동안 쓸모없는 침체기를 거쳐야 풍요한 결실을 맺는다. 산문적인 삶을 살면서 시를 얻고자 다시금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2010. 11.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