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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수도자의 모습으로 David Fray 와 함께

by 려워니 2018. 6. 29.


수도 하는 마음.

수도 한다는 의미를 나 까짓게 얼마나 알겠나 마는 오랜 시간 동안 작업하는 동안 수도 하는 마음이 어떤상태인지 약간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지금은 David Fray 의 피아노 연주에 미쳐 있다.

오랫동안 듣던 글랜굴드에만 익숙하던 내게 그 젊은 연주자의 바흐는 말 그대로 신선함 이다.

그래 바흐는 일단 글렌 굴드에게 맡기고,

슈베르트에 집중한다.

어떻게 저처럼  젊고 아름다운 연주자가 슈베르트의 철학적인 음악에 심취할 수가 있을까?

유럽 이라는 프랑스의 흙을 밟고 자란 사람이라 가능할테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프랑스 파리 에서는 기분이 좀 우울 하면 밖에 나가면 금방 기분이 좋아진다.

길이 흙이다.

너무나 오랜 세월 사람들이 밟아서 마치 시멘트 같지만 흙인경우.

보도블록이 깔려 있더라도 주위엔 시멘트 보다는 흙이다.

길을 걷다가 놀이터가 보이면 벤치에 앉아서 하염없이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가끔 스케치를 한다.

내 스케치란 그냥 애들 그림 이지만..

아이를 닮고 싶은 여성..

어린이 그림을 보고 있으면 부조화속에 조화로움을 읽을 수 있다.

애들은 원래 천재인것 같다.

살면서 잃어 가는 천재성.

놀이터에서 애들 노는 모습을 보면 그들의 삶을 짐작 할 수 있을것 같다.

아이들이 자라고 살아 가는데 무엇이 더 중요하고 무엇이 더 소중한지를 알게 해주는 어른들이 적어도 자신이 이루지 못한 욕심을 아이에게 주입 시키는 한국 의 교육현실과는 다른 세계다.


그렇지 않은 가정도 있겠지만, 그들은 대화를 많이하고 생활 철학을 공유할 줄 안다.

그건 그네들의 오랜 습관이고 하루 아침에 흉내 낼 수 없는 문화이다.

나는 그것을 책으로 영화로 음악으로 듣고 보고 느낀다.


David Fray

지난 10년, 내 환경은 암울했다.

언제 화창한 날은 있었겠나 마는 자아만족, 나르시즘, 자아실현, 등등의 이기심으로 살아 남은게 아닌가 하는 정도의 성찰은 있지 않나 싶다.


David Fray

섬세하고 더 빠르지도, 더 느리지도, 늙지도 않은 음악이 감동적이다.

어제는 동시대의 소프라노 주자들에게 미치더니

David Fray의 연주를 듣고 더더더 미쳐 버리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슈베르트를 이렇게 연주해 주다니..


슈베르트의 가곡들을 사랑하는 나에게 David Fray라는 연주자는 정말 고마운 존재라고 밖에는..

3년이나 배운 프랑스 말이 귀에 쏙쏙 들어 오지는 않지만, 그의 말은 피아노 건반 못지않게 음악처럼 느껴진다.

말까지 어찌나 아름다운지..

David Fray: Schubert piano music and duets from the album 'Fantais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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