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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실 나무 가지치기

by 려워니 2011. 3. 1.



매실 가지만 친게 아니지.
이틀 꼬박 무섭게 비가 내린뒤 촉촉히 젖은 땅에 호미질을 해 보니 땅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부드럽게 호미가 들어가고 마침 따가운 햇살도 숨은지라 일하기에 딱 좋은 날.
온 앞마당 텃밭을 다 헤집어 말라 비틀어져 널부러진 누런 풀들을 다 제거하고 삽질 호미질로 아무데나 버려진 지꺼기들 청소도 말끔히 하고 이제 씨앗을 품어 싹을 틔울 땅을 골라 두고...
이제 3년째 접어드는 나무는 가지가 삐죽거리며 여기 저기 뻗어 버린 가지들 때문에 나무 아래의 풀을 제거하지 못할 정도가 되어있는걸 보고 생전 해 본적 없는 가지 치기에 도전..
어느새 나무 가지가 굵어 전지 가위로는 어림 없고,
심기만 해두고 시간이 지나니 어느새 훌쩍 자라 이제는 어엿히 꽃 몽오리 마저 품게된 대견스런 매실나무 여섯 그루.
이미 전지 가위로는 자를 엄두도 못낼만큼 굵게 자라있는 가지를 잘라 보겠다고 톱에다 낫에다 별별 도구를 다 동원,
이거야 자른건지 뜯어 낸건지ㅠㅠ...
사꾸라 가지치는 바보, 매실 가지 안치는 바보 라는 말이 있다는데...몰랐다. 

한번 일에 빠지면 먹는것도 잊고 끝을 보고 마는 성격에 저녁이 되니 쌀쌀해져서 으슬 으슬한 것도 참고 후라락 다 해치우고 평소에 먹지도 못하던 라면 한개를 넉근히 먹어 치웠다.
오랜만에 맛 본 노동이 주는 개운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