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면증세의 한계는 어디부터 일까?
오늘은 산에 오르다가 갑자기 잠이 쏟아져서 땅에 그냥 누워 잠에 빠지고 싶었다.
각종 벌레들이 내 몸에 기어 올라 다닐까봐 참고 오르자니 고통 스럽다.
겨우 척판암에 도착하여 산중에 대궐같이 지어논 새 절집 쪽마루에 털썩 드러눕고 싶었지만 그 산중에 담장을 꼼꼼히 해놓고 문까지 걸어 놓은 쪽마루는 내게 그런 아량을 베풀어 주지 않는군.
그리하여 산길로 접어 들지도 못하고 하산하는중 그야말로 바위너설에 어렵게 쪼글거리며 드러누워 보았지만, 누워 하늘을 수놓은 나뭇잎들을 바라보자니 막상 잠으로 빠져 들지는 못하고 눈은 감은채 겨우시리 돌아온다.
그런데 눈에 잠이 덜렁덜렁 달려도 결국엔 잠들지 못하고 끝없는 잠과의 싸움에 절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