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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내는 남자들, 괴로운 주부들
려워니
2012. 3. 17. 22:40
화를 내지마
달라지는게 없잖아.
화를 내지마.
이렇게 수술 할 수 있다는것 만으로도 너무 감사해.
너 아픈거 다 알아.
너가 웃으며 받아 들이든 화를 내든 결과는 똑같아.
....너 마누라랑 딸이 다 해주잖아....
커텐 너머 옆 침대에서 환자 누나의 눈물 섞인 작은 소리는 한동안 계속 되었다.
어제는 다른쪽 침대 환자 부부의 육탄전에 내게 파편이 튈까봐 혼비 백산 하더니
이른새벽 이렇게 감동어린 호소에 나도 할말 있다는 심정이 되었다.
울 아들 하루중 23시간을 쓰러져 자고 눈만 뜨면 헤벌쩍 웃는다.
감사합니다. 스키장 늦은 시즌 마지막 보드타기하고 사고를 당한 아들.
미웠다 이뻤다, 사실 밉다는 말은 쌩 거짓말, 충격으로 한 두시간을 정신 잃었다는 녀석의 상태가 심각하지는 않단다.
얼마나 고마운지 그저 이쁘다.
철없는 나, 심하게 얼굴을 다쳐 붕대를 감고도 실실 웃고 장난치고, 꼭 철이 없다기 보다는 화를 낸다고 해서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붕대사발..
너무 당연하고도 간단한 일이 안되는게 남자들이고, 그래서 여자는 괴롭고..
4월에 엄마 다리 수술을 한다는데, 너무 건강하신 엄마.
80평생 한번도 자리 보전한일이 없는 엄마, 나대로 처음으로 엄마 병 간호를 하려 드니 제일 큰 걱정은 엄마가 아프다고 찡그리고 화내면 어쩌나 하는것이고, 아파도 웃으신다면 매일 간호를 혼자 도맡아 해도 좋을거라 싶은데, 엄마가 과연 어떻게 나올지 그게 궁금하고 화내는 엄마라면 설득 프로그램...들어갑니다. 요 주의 조심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