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가 몇바퀴 돌면 하루가 되지?
생각해 보면 그거 몇 바퀴 안돌아도 하루가 휘딱 가버린다.
게다가 잠자는 시간을 빼면 몇장 못 듣는다는 말을 하고 싶은건가?
근래에 맛탱이가 가 버린 CD 눈을 갈아넣는 비용 꽤나 드는 수리를 하고 너무나 이쁜 소리를 내주는 나의 소니에 CD 한장을 걸어놓고 잠시 일을 하다 보니 오랜만에 걸어놓은 말러의 주옥같은 성악곡이 끝나고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거지..
CD만 금방 돌아가는게 아니고 시간은 그만큼 허무하게 흘러 버리는것 같아 마음만 바쁘다.
하루 잠깐 비워둔 화실앞 마당에는 상추가 탐스럽게 자라 있었고, 상추가 그렇게 자랄 수 있는 하루란 또한 그리 짧은 시간만은 아닐 거라는 위안도 하면서 나의 하루가 또한 영 허무하게 흐르지만은 않도록 하리라는 다소 진부한 다짐도 하면서..
인사동 너비아니랑 야채쌈으로 유명한 견과류 듬뿍 꿀막장을 만들었다...그러고 보니 늘상 만들어 먹었던 생각난다.
오늘 하루도 무럭 무럭 상추야 자라거라
오늘 하루도 CD는 매우 매우 돌아 가거라
지금은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이 돌고 있다.
정말 얼마만인지 오랜 친구를 만난듯 반갑다는 말 밖엔 달리 표현할 말이 없고나..
또 다시 CD한장이 돌아가고 나는 이 글을 쓰다^^
다시 음악을 듣고 있다는걸 기념하는 뜻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