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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나 본 예술가들

현해도요-김해웅

by 려워니 2011. 1. 19.

소수자들, 다수로부터 비 정상인으로 비추어질 소소수자들에 대하여...
도예가 현해도요 김 해웅 선생을 찾아서..

조그만 오두막 뒷켠, 소담한 전통 가마가 굴곡져 자리 잡은 곳
십 수년전 내가 보았던 그 자리는 어쩌면 변함없이 그대로 라는 것마저도 무척 반가운 그 요새.


이른 아침 기장 향교를 돌아들어, 아직 아침의 정기가 그대로 서려 있는듯한 상큼한 언덕.
긴 긴 세월 흙과의 싸움에, 또한 긴 세월의 불과의 유희에 그 질곡의 삶을 대변 하듯,
작가의 얼굴에 자리 잡은 굵은 주름살 마저도 정겨운 아침이다.

 
작업실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마치 여성의 초경의 색과 같다는 붉은 도기가 눈이 부시게 나를 반겨 주는 듯 하다.
전통가마만이 진사의 색을 낼 수 있다는 작가는 이미 30년 전에 거칠고 투박한 쑥색 분청 소지를 개발하여 민족의 정서와 서민의 질박한 삶을 대변해 주는 도기를 재연 하고 있다.
거친 듯 투박하고 어딘지 믿음직하고 친근한 나무재나 그을음이 더해진 그 갈색과 쑥색,
그리고 청자를 닮은 진사의 색까지 마치 모래 바람이라도 맞아 강인함이 더 해진 듯,
그 색들은 작가의 손을 수차례 거쳐 불속에서 단단한 결정체로 탄생한 몸들의 향연.

매끄러운 작품은 짓기는 쉬워도 속이 공허하다.
매우 서민적인 삶을 살면서 결코 평범한 서민이라고만 말할 수 없는것이 예술가의 삶이라하더라도
예술가는 결국 다수자들의 삶속에 있는 많은 이야기들은 대변 할 수 밖에 없다라는,
이러한 일들은 어쩌면 수많은 아이러니 중 하나는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어린 시절 일찍이 요업을 전공하고 평생을 한길,
오로지 흙과 씨름했을 작가 현해 도요 김 해웅 선생.
1973년 이곳 기장군 교리에 자리를 잡기 전,
경기도 도자의 고향 이천에서 10년이란 세월을 청자 재연의 꿈을 불살랐다고 한다.


먹고 사는 일만 아니면..하며 끝을 흐리는 작가의 속내는 구구 절절 이야기 안하더라도 익히 짐작할 만하다.
먹고 사는 일은 제쳐 두고라도...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극도의 쾌감을 준다는,
일컬어 불 연속적인 존재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맛본 연속성의 극도의 쾌감을 뛰어 넘는
인류 에게 최고의 기쁨을 준다는 사랑 이라고 하는 감정 보다도 더 우위에 있다는
이른바 창작 작업에 그 끊임없는 열정을 불사르기를 바라는 마음 안타까움으로 긴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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